인간수업
넷플릭스에서 만든 한국 드라마 <인간 수업>을 최근 보았습니다. <킹덤>을 재밌게 본 저로서는 <인간 수업>에 갖는 기대감 또한 커졌습니다. <인간 수업>을 기대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는 개인적으로 '김진민' 감독의 팬이기 때문입니다. 김진민 감독은 <개와 늑대의 시간>을 연출한 감독입니다. 2007년 당시 그 드라마를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 이 정도 수준의 누아르물이 탄생하다니! 정말 스토리, 연출, 연기 모두가 완벽했다고 생각합니다(다음 포스팅은 <개와 늑대의 시간> 리뷰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간 수업>에 갖는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간단 줄거리-
두 명의 캐릭터들
오지수는 학교에서 품행이 단정하고 공부를 잘하는 모범생입니다. 오지수의 담임 또한 어느 정도 일탈을 권할(?) 정도로 오지수는 오로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목표만이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학교 밖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 포주를 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자신 스스로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의 목표는 9000만 원을 모으는 것. 하지만 겨우 겨우 모은 6000만 원은 아빠의 투자로 모두 잃고 맙니다.
배규리는 엔터회사를 운영하는 돈 많은 부모의 딸입니다. 자라면서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이 자랐습니다. 학교에서는 엄청난 인싸! 공부도 잘하고 선생님들도 좋아하고 친구도 많습니다. 하지만 배규리는 '완벽함'을 강조하는 부모 때문에 자실시도도 감행한 전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배규리 앞에 나타난 오지수를 이용하여 자신이 직접 돈을 벌어 부모로부터 독립하기를 원합니다
오지수는 왜 포주가 되었을까?
오지수는 남들처럼 평범해지기를 원했습니다. 평범하게 대학을 가고 평범하게 연애를 하는 꿈을 꿉니다. 하지만 그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노름에 절어서 집을 나갔고 엄마 또한 그런 상황에 지쳐 집을 나갔습니다. 집에 홀로 남은 오지수는 어떻게든 살아야 했습니다. 그 방법으로 오지수는 포주가 되었습니다. 가장 간단하면서 쉬운 선택이었습니다. 오지수는 자신의 일이 포주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자신은 경호 업체를 운영하고 있을 뿐인 것입니다. 고객들(성매매 여성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일이라는 관점에서 오지수는 경호 서비스를 그들에게 제공해준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배규리는 왜 오지수를 도와주었을까?
배규리는 학교에서 소위 인싸입니다. 남들이 보면 배규리는 어느 것 하나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배규리는 자신의 숨 냄새마저 혐오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모의 엄청난 기대를 계속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배규리를 짓누르고 있을 때 오지수를 만납니다. 배규리는 부모에게 독립할 돈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그 돈을 벌기 위해서 서슴없이 오지수와 동업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오지수의 사업을 확장해서 더 많은 돈을 얻기 위해 노력합니다.
오지수와 배규리는 멈추지 않습니다. 여기서 저는 굉장히 놀랐습니다. 대부분의 한국 드라마들은 선과 악이 명확하게 만들며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만들어서 메시지를 많이 흐리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간 수업>은 그들의 행동에 감정 이입할 여지를 주지 않았습니다.
어른의 부재
오지수와 배규리는 분명 멈출 기회가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그들을 멈출 어른들이 없었습니다. 그 역할을 했어야 하는 사람은 오지수의 아빠입니다. 아빠가 가정을 위해서 돈을 벌고 평범하게 살았다면 오지수는 성매매 일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배규리 또한 부모님의 엄청난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잘못된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들을 막을 어른이 부재한 것입니다. 오히려 그 상황으로 내몰렸습니다. 사람은 혼자 커나갈 수 없습니다. 특히 어릴 때는 어떤 한 사람 때문에 인생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오지수와 배규리의 담임 선생님은 현실에 있을법한 선생님입니다. 그는 절대 학생들에게 관심이 없는 선생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들이 좋아할 어른입니다. 하지만 그런 어른조차도 학생 한 명 한 명을 제대로 돌아보지 못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잘못은 어떠한 선처의 여지없는 중범죄입니다.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간 것은 오로지 그들의 선택이었기 때문입니다.
후기
이 드라마는 굉장히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성매매 그것도 10대의 성매매를.. 하지만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을 뿐 연출은 절제를 통해서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칫 메시지의 본질이 흐려질 수 있을 가능성을 차단한 것입니다. 최근 많은 OTT 플랫폼이 생기면서 한국 드라마나 영화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굉장히 질 좋은 한국 드라마 또는 영화들이 넷플릭스나 다른 OTT 플랫폼에서 활발히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생각됩니다. 단순히 해외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플랫폼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만들어진 수준 높은 드라마를 보면서 이 드라마들이 다른 해외 시장에서 재생되면서 그들에게 인기를 얻고 다시 더 높은 수준의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선순환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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